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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09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왕도 제2부 - 정서가 학습을 지속시킨다 (5)
- 2009/03/08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왕도 제1부 - 인지세계는 냉엄하다 (4)
30년이라는 오랜 친구. 내 나이 보다도 오래된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함께 일하며 지낸 할아버지와 소의 관계는 단순히 주인과 가축의 관계는 아닐 것이다.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 만큼이나 힘겹게 달구지를 끌고 다니는 소. 왜 할아버지는 이토록 소를 고집하는 것일까?
어떤 분들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고생하는 할머니와 고집센 할아버지, 그리고 늙은 소만이었다고 평하기도 한다. 사실이다. 할머니는 내내 할아버지에게 소를 팔아버리자고, 저 소를 팔아야 나도 고생을 덜 한다고 계속 말씀하신다. 다른 집에서는 편하게 농기계도 이용하고 농약도 뿌려가며 농사를 짓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 흔한 농기계 하나도 이용하지 않고, 소가 행여나 먹을까 농약조차 뿌리지 않는다. 이는 분명 할아버지의 고집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할아버지가 고집이 세네. 그게 문제네'라고 한다면 그것은 겉만보고 속은 제대로 못 본 것이다.
할아버지의 고집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가? 나는 그것이 곧 소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말 못하는 소이지만 3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했다면 가족, 아니 어쩌면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직접 풀을 베어 먹여가며 키우고 일하고,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친구이자 인생의 또다른 동반자인 소를 어떻게 내다 팔 수 있을까. 누가 기계의 편리함을 모를까마는 그 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게 소 그 자체이기에 큰 마음 먹고 찾아간 우시장에서도 할아버지는 시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불렀을 것이다. 어쩌면 할아버지는 소가 팔리는 게 싫어 가격을 그리 높이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소도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물을 흘렸으니까.
'좋은 데 가그래이.' 소가 운명을 다 할때 할아버지가 소에게 마지막으로 전한 인사였다. 누구나 태어나면 죽게 되어 있고 그건 남녀노소, 심지어 사람이나 동물 모두에게 공평하지만, 여전히 떠난 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라는 점에서, 그리고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슬프며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제는 그것을 준비하는 단계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라디오가 고장난 것에 라디오도 고장나고, 할아버지도 고장나고 소도 고장났다며 웃으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이지만은 않았던 이유는 그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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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경험과 학습된 무기력
정서가 문제해결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이 진행되었다. 먼저 두 학생에게 다른 수학 문제를 제시한다. 한 학생에게는 많은 사고를 요하는 어려운 문제를 주고 또 다른 학생에게는 한 번에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제를 주었다.
쉬운 문제를 받은 학생은 여유로운 표정이었지만 어려운 문제를 받은 학생은 난처해 하며 많은 시간을 계산하는 데 할애했다. 이들에게 다음 문제가 주어졌다. 다음 문제는 두 명 모두에게 비교적 쉬운 문제가 제시되었다.
왼쪽 문제는 18컵 짜리 물과 2컵 짜리 물을 합치면 20컵 물의 양을 구할 수 있다. 오른쪽 문제는 처음 받았던 문제처럼 14컵 짜리 물에서 8컵 짜리 물을 빼면 구할 수 있다. 앞선 문제에서 쉬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두번째 문제 또한 어렵지 않게 풀어냈지만 처음에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두번째 문제를 푸는 데도 상당히 어려워했다. 다른 두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실험을 해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풀이과정을 듣고나서 "이럴수가, 이렇게 쉬운 문제였다니."하며 안타까워한다.
결국 첫번째 문제를 풀 때의 성공경험이 다음 문제를 풀 때 영향을 미친 것이다. 처음에 쉬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다음 문제도 '별 문제 없겠지'하는 마음가짐으로 문제 풀이에 임했지만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문제를 풀면서 느꼈던 긴장감과 난처함이 두 번째 문제를 푸는 데 영향을 미쳐 문제해결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지속적으로 성공경험이 쌓이면 그것은 곧 자신감이 된다. 그리고 자신감이 있는 학생들은 학습 과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쉽게 털고 일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재도전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실패경험이 지속되면 학생들은 학습에 참여하지도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도 않는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무기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된다. 마틴 셀리그만은 개를 이용해 다음과 같은 공포실험을 진행했다.
개를 끈에 묶어 상자에 넣은 후 위의 그림과 같이 1), 2), 3)의 환경을 만들었다. 24시간 후 묶어 놓았던 끈을 풀었을 때 전기충격을 중지시킬 수 있었던 1번 개와 전기충격을 받지 않았던 2번 개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쪽으로 넘어 갔지만 어떤 행동을 해도 전기충격을 멈출 수 없었던 2번 개는 벽을 뛰어 넘지 않았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무기력이 학습된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되도록이면 성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무기력이 학습되지 않도록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제작진은 낙관성 테스트를 통해 낙관성이 높은 아이들과 낮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실험을 했다. 낙관성이 높은 아이들에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어려운 영어 단어를 제시해 주고 낙관성이 낮은 아이들에게는 계속해서 쉬운 영어 단어들을 제시해 주었다. 회가 거듭될 수록 아이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낙관성이 높은 아이들도 어려운 영어 단어가 지속적으로 주어지자 다음 문제를 포기하겠다는 학생들이 늘어난 반면 낙관성이 낮은 아이들의 경우 쉬운 문제가 계속 되자 다음 문제에 도전해 보겠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의 성공경험이 다음 문제도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이다.
에릭슨의 사회심리발달이론
방송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독일 출신의 미국 심리학자 에릭슨은 인간의 생애주기를 8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를 통하여 나타나는 자아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인간발달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이라는 가정을 세웠다. 인생주기의 각 단계는 이 단계가 우세하게 출현되는 최적의 시간이 있고 그리고 모든 단계가 계획대로 전개될 때 완전한 기능을 하는 성격이 형성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인생주기의 각 단계에는 그 단계에 따른 생리적인 성숙과 개인에게 부과된 사회적 요구로부터 발생하는 위기가 수반되며, 성격은 이러한 과업이나 위기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는가 하는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에릭슨의 인간발달 8단계 중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살펴보자.
제4단계 (5-12세): 근면성 대 열등감
지적 호기심과 성취 동기에 의해 활동이 유발됨. 성취 기회와 성취 과업의 인정과 격려가 있다면 성취감이 길러진다.
제5단계 (청소년기): 정체감 대 정체감 혼미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깊은 관심을 가짐. 끊임없는 자기 질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통찰과 자아상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 재학할 시기인 제4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성취 기회와 성공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성공경험이 지속적으로 쌓인 아이는 근면성을 지니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학습된 무기력과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무엇보다 '어릴 때' 이러한 성공경험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앞서 진행된 낙관성 테스트에서 낙관성이 낮게 나왔던 윤식이를 대상으로 낙관성을 높일 수 있는 4주간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윤식이와 어머니의 언어습관을 바꾸어 보는 것이다.
평소 별다른 이유 없이 "안돼", "그만해" 등의 말을 많이 했던 윤식이의 어머니와 "난 해봤자 안돼"라는 말을 많이 했던 윤식이 모두 습관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런 말은 줄여주세요'와 '이렇게 말해봐요'로 나누어 해당 되는 말을 했을 때 스티커를 붙이기로 한 것이다.
4주차의 스티커판에서는 대부분의 스티커가 '이렇게 말해봐요'에 붙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자의 언어습관이 한달여 만에 많이 바뀐 것이다.
자기의 아이라고, 나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아이들에게 지시하는 형태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아이들의 논리적 사고 능력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서적인 안정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끊임없는 격려이다. 교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하루 일과 중의 대부분은 학교에서 보내게 되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바로 교사이다. 따라서 칭찬과 함께 구체적인 피드백을 통해 아이들의 성공경험을 늘려주고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과 생활태도는 학습이 지속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무조건 윽박지르기 보다는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되 아이의 자신감을 잃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를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고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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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 하고 싶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왜 학생들의 학습성취도에는 차이가 있는 것일까? 학습에 투자하는 절대적인 시간, 공부에 대한 흥미도, 학습 동기,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 모두 그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를 한다고 해도 개인차는 나타난다. 왜 그런 것일까? 그 궁금증을 '공부의 왕도 1부 - 인지세계는 냉엄하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조직화 전략 - 이해를 잘 하는 것이 기억을 위한 첫 단계
제작진은 2초에 한장씩 100장의 카드를 보여 주고 다시 기억해 내는 실험을 준비했다. 서울대, 스탠포드대, 워싱턴대, 카네기 멜론대 등에 입학한 8명의 새내기 대학생들과 산본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다.
산본중학교 학생들에게는 1차와 2차로 나누어 실험을 했고 1차와는 달리 2차에서는 100장의 카드가 10개의 항목으로 나누어짐을 학생들에게 알려 주고 답안지에 아래 사진처럼 미리 표로 작성해 두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1차에서는 평균 23.92개를 기억했던 것에 비해 항목을 알려준 2차에서는 40.62개를 기억해 낸 것이다.
실험을 치룬 학생들 중에서는 1차와 2차의 기록이 많게는 2배 정도 차이나는 학생도 있었고 큰 차이가 없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격차가 큰 학생은 1차 실험에서 '조직화' 전략을 사용하지 않은 반면 차이가 거의 없는 학생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기 나름대로의 항목을 만들어 기억해 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격차가 크지 않았던 학생의 1,2 차 시험지를 비교해 놓은 것이다. 항목별로 색을 칠해 분석해 보니 같은 항목이 여러개 나열되어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8명의 새내기 대학생들의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그들은 평균 46.25개를 기억해 내었는데 놀라운 것은 8명 모두 자기만의 조직화 전략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게중에는 아예 항목별로 분류해서 답안을 작성한 학생도 있었다.
실험진은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다. 바둑에 대해 잘 아는 전문 바둑 기사와 그렇지 않은 일반인을 상대로 바둑알의 위치를 기억해 내는 실험이었다.
바둑기사는 정확히 바둑알의 위치를 기억해 냈다. 바둑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바둑알을 보고 게임의 흐름을 파악하고 패턴을 분석해 몇 개의 그룹으로 묶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일반인의 경우에는 100여개의 바둑알이 그저 100여개의 바둑알로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무작위로 섞어 놓은 바둑알은 바둑기사도 다시 기억해 낼 수 없었다. 그것을 패턴화하고 조직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직화'는 기억해야 할 덩어리 수를 줄여줌으로써 보다 쉽게 기억을 유지하고 보존할 수 있게 한다. 즉, 보다 효과적인 기억을 위해서는 '조직화' 전략이 필요하며 이는 곧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호화 - 능동적 경험
학창시절, 평소에는 공부를 안 하다가 시험기간이 되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벼락치기를 해본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내용을 암기해야 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 필요한데 그 중 누구나 사용해 봤을 법한 것이 앞글자 따서 외우기이다. '태정태세문단세~'하며 조선 왕조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앞글자를 따서 외우는 것은 부호화의 일종이다. 연기와 인지 체화에 관한 연구를 한 사람들은 이를 '능동적 경험'이라고 했는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능동적으로 분석하여 일반적인 학습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출연한 8명의 대학생들도 다들 저만의 공부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자기가 공부할 내용을 남들에게 가르쳐 준다는 생각으로 거울앞에 서서 이야기 하거나, 마음속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개념화 하고 그것에 공중에 떠 있다고 생각하며 서서 공부를 하는 학생도 있었으며 문장의 첫글자를 따서 암기하는 학생도 있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특징은 저마다의 부호화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성향에 맞는 공부방식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주기적으로 복습하라 -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
에빙하우스는 인간의 기억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인간의 망각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기억력은 최초로 학습이 이루어진 시점부터 급속히 떨어지기 시작하여 20분이 지나면 58%만이 남고 31일이 지나면 그 21%만 남게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복습을 하면 망각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기억이란 곧 구성의 과정이다. 인간은 학습을 하면서 기존에는 몰랐던 지식들을 책이나 경험 등을 통해 자신만의 지식으로 구성해 낸다. 학습은 곧 새로운 지식을 기존의 네트워크에 삽입해 가는 과정인데 이때 중요한 것이 새로운 지식을 이미 존재하는 지식과 잘 연결하는 것이다.
제작진은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다. 야구부와 피아노과 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야구경기 시청과 클래식 음악감상을 한 후 그에 대한 내용 및 소감을 묻는 질문이었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야구부 학생들은 야구 경기 영상을 보고 어떻게 해서 점수를 내게 되었는지, 어떻게 해서 출루를 하거나 수비를 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기억해 내었지만 피아노과 학생들은 그저 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 외에 별다른 내용을 기억해 내지 못했다. 반면 음악 감성에 있어서 피아노과 학생들은 곡이 단조에서 장조로 바뀌는 것과 그에 대한 느낌, 어떤 경우에 이런 음악을 들으면 좋을지 등에 대해 자세히 적었지만 야구부 학생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만큼 배경지식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이는 곧 지식의 부익부 빈익빈을 뜻한다. 다시 말해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정보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해가 부족하게 되고 이해가 부족하니 기억을 못하게 되고 지식이 쌓이지 않다보니 다음 단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반면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이해가 잘 되고 이해가 잘 되니 또 기억이 잘 되어 다음 단계의 지식 또한 잘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제작진은 앞서 실험을 진행한 산본중학교 학생들에게 3차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100개의 단어를 자신이 직접 정하고 암기한 후 기억해 내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무려 78.2개를 기억해 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되겠지만 그 이면에는 바로 배경지식이 존재한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기억하기 쉬운 방법을 이용해 단어를 만들어 나갔기 때문에 그 만큼 더 많은 단어를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남이 준 지식은 기억해야 할 대상이 되지만 이를 자신이 아는 지식을 활용해서 만들어 낼 경우에는 훨씬 기억해야 할 내용도 줄어들고 더 쉽게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다.
메타인지 - 학습 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
메타 인지란 인지에 관한 인지, 즉 자신이 어떤 것을 인지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아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 이해나 암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나 방법이 있고 상황에 따라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성적이 높지 않은 학생에게 무작정 의자에 오래 앉혀 놓는다고 성적이 많이 오를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떻게 공부하는 지'에 관해 공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그러한 메타인지에 관해 꾸준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습관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 주는 시사점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우선 이해가 필요하며 이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 또한 필요하다. 또 이것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구성해 체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메타 인지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이 세 가지 요소가 학습 상황에서 적절히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암기를 강요하기 보다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지식들도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여기서는 '전달'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여기서 내가 의미하는 것은 교사 중심주의적인 지식의 전달 뿐만 아니라 학생중심의 조사학습, 토론학습도 포함하고 있다.) 또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 몇 가지 체계화 된 학습 방법에 대해 시간을 내어 설명해 주고, 특히 반에서 성취도가 뛰어난 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자신의 공부방법에 대해 들려주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다른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학습의 중요한 열쇠인 이해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해 보자. 수학자 스켐프(R. Skemp)는 수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 유형의 일부로 도구적 이해와 관계적 이해를 비교하여 설명하였다.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동화와 조절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이용한 이해를 관계적 이해라 하고 그 이외의 것을 도구적 이해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새로운 개념을 배울 때 왜 a^2 + b^2 = c^2이 되는지 증명을 해서 설명하는 것을 관계적 이해라면 그냥 (밑변)^2 + (높이)^2 = (빗변)^2 이라는 공식을 외우는 것은 도구적 이해인 것이다. 사교육의 대표 주자격인 학원에서는 주로 도구적 이해에 치중하게 되는데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가시적인 성과, 즉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교육에서는 관계적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얼마전 여자친구가 6학년 수학시간에 소수점과 분수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소수와 분수를 서로 바꾸는 것에 대해 질문을 했다고 한다. 당연히 학원에서 선행학습이 이루어진 아이들은 자신있게 대답을 했고 물론 그것들은 정답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3과 2/5를 그림으로 그려봐라"라고 질문했을 때 선뜻 대답한 학생은 없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단순히 분수와 소수를 기계적으로 바꾸는 방법(도구적 이해)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분수와 소수에 대한 개념(관계적 이해)은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사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은 얼핏 공부를 잘 하는 것 처럼 보인다. 문제를 내면 답을 다 구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험을 보면 100점을 맞지만 과연 그 아이들이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가? 하면 그것은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이 알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조금만 문제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나는 공교육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 생각한다. "이거 학원에서 다 배워서 알지? 넘어가자~" 하는 교사가 학교에 있다면 그 사람은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에 있어 '왜'를 이해하고 나면 그것이 쉬워지고 흥미로워 진다. 아이들에게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 그로 인해 학습 효과가 높아져 학업 성취도가 향상되고 학교에서의 생활이 즐거워 진다면 교사로서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이것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교사가 되자.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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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상k 2009/03/17 08:07
좋은 글이네요.
사교육을 '절멸' 시켜야 이 나라가 바로 설 것 같습니다.
이에 관한 포스팅을 하나 쓰려고 오래 전부터 준비는 했는데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못 올리고 있네요 -.-.--
엔하늘 2009/03/17 08:21
사교육이 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영향이 워낙 크다보니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용이 길어진다면 세분화 해서 여러개로 나누어 포스팅해 보심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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