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경험과 학습된 무기력

  정서가 문제해결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이 진행되었다. 먼저 두 학생에게 다른 수학 문제를 제시한다. 한 학생에게는 많은 사고를 요하는 어려운 문제를 주고 또 다른 학생에게는 한 번에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제를 주었다.

물동이 문제

어려운 문제

쉬운 문제



  쉬운 문제를 받은 학생은 여유로운 표정이었지만 어려운 문제를 받은 학생은 난처해 하며 많은 시간을 계산하는 데 할애했다. 이들에게 다음 문제가 주어졌다. 다음 문제는 두 명 모두에게 비교적 쉬운 문제가 제시되었다.



  왼쪽 문제는 18컵 짜리 물과 2컵 짜리 물을 합치면 20컵 물의 양을 구할 수 있다. 오른쪽 문제는 처음 받았던 문제처럼 14컵 짜리 물에서 8컵 짜리 물을 빼면 구할 수 있다. 앞선 문제에서 쉬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두번째 문제 또한 어렵지 않게 풀어냈지만 처음에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두번째 문제를 푸는 데도 상당히 어려워했다. 다른 두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실험을 해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풀이과정을 듣고나서 "이럴수가, 이렇게 쉬운 문제였다니."하며 안타까워한다.


  결국 첫번째 문제를 풀 때의 성공경험이 다음 문제를 풀 때 영향을 미친 것이다. 처음에 쉬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다음 문제도 '별 문제 없겠지'하는 마음가짐으로 문제 풀이에 임했지만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학생은, 문제를 풀면서 느꼈던 긴장감과 난처함이 두 번째 문제를 푸는 데 영향을 미쳐 문제해결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지속적으로 성공경험이 쌓이면 그것은 곧 자신감이 된다. 그리고 자신감이 있는 학생들은 학습 과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쉽게 털고 일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재도전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실패경험이 지속되면 학생들은 학습에 참여하지도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도 않는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무기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된다. 마틴 셀리그만은 개를 이용해 다음과 같은 공포실험을 진행했다.


  개를 끈에 묶어 상자에 넣은 후 위의 그림과 같이 1), 2), 3)의 환경을 만들었다. 24시간 후 묶어 놓았던 끈을 풀었을 때 전기충격을 중지시킬 수 있었던 1번 개와 전기충격을 받지 않았던 2번 개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쪽으로 넘어 갔지만 어떤 행동을 해도 전기충격을 멈출 수 없었던 2번 개는 벽을 뛰어 넘지 않았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무기력이 학습된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되도록이면 성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무기력이 학습되지 않도록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제작진은 낙관성 테스트를 통해 낙관성이 높은 아이들과 낮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실험을 했다. 낙관성이 높은 아이들에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어려운 영어 단어를 제시해 주고 낙관성이 낮은 아이들에게는 계속해서 쉬운 영어 단어들을 제시해 주었다. 회가 거듭될 수록 아이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낙관성이 높은 아이들도 어려운 영어 단어가 지속적으로 주어지자 다음 문제를 포기하겠다는 학생들이 늘어난 반면 낙관성이 낮은 아이들의 경우 쉬운 문제가 계속 되자 다음 문제에 도전해 보겠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의 성공경험이 다음 문제도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이다.


  에릭슨의 사회심리발달이론

  방송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독일 출신의 미국 심리학자 에릭슨은 인간의 생애주기를 8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를 통하여 나타나는 자아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인간발달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이라는 가정을 세웠다. 인생주기의 각 단계는 이 단계가 우세하게 출현되는 최적의 시간이 있고 그리고 모든 단계가 계획대로 전개될 때 완전한 기능을 하는 성격이 형성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인생주기의 각 단계에는 그 단계에 따른 생리적인 성숙과 개인에게 부과된 사회적 요구로부터 발생하는 위기가 수반되며, 성격은 이러한 과업이나 위기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는가 하는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에릭슨의 인간발달 8단계 중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살펴보자.

제4단계 (5-12세): 근면성 대 열등감

지적 호기심과 성취 동기에 의해 활동이 유발됨. 성취 기회와 성취 과업의 인정과 격려가 있다면 성취감이 길러진다.

제5단계 (청소년기): 정체감 대 정체감 혼미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깊은 관심을 가짐. 끊임없는 자기 질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통찰과 자아상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 재학할 시기인 제4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성취 기회와 성공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성공경험이 지속적으로 쌓인 아이는 근면성을 지니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학습된 무기력과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무엇보다 '어릴 때' 이러한 성공경험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앞서 진행된 낙관성 테스트에서 낙관성이 낮게 나왔던 윤식이를 대상으로 낙관성을 높일 수 있는 4주간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윤식이와 어머니의 언어습관을 바꾸어 보는 것이다.


  평소 별다른 이유 없이 "안돼", "그만해" 등의 말을 많이 했던 윤식이의 어머니와 "난 해봤자 안돼"라는 말을 많이 했던 윤식이 모두 습관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런 말은 줄여주세요'와 '이렇게 말해봐요'로 나누어 해당 되는 말을 했을 때 스티커를 붙이기로 한 것이다.

 


  4주차의 스티커판에서는 대부분의 스티커가 '이렇게 말해봐요'에 붙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자의 언어습관이 한달여 만에 많이 바뀐 것이다.

  자기의 아이라고, 나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아이들에게 지시하는 형태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아이들의 논리적 사고 능력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서적인 안정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끊임없는 격려이다. 교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하루 일과 중의 대부분은 학교에서 보내게 되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바로 교사이다. 따라서 칭찬과 함께 구체적인 피드백을 통해 아이들의 성공경험을 늘려주고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과 생활태도는 학습이 지속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무조건 윽박지르기 보다는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되 아이의 자신감을 잃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를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고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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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rath.com/ rath 2009/03/09 23:38

    와 이런 글 너무 좋아!
    이런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중에 대한민국 선생님이 있다는 게 더 기쁘고. ^^

    • Favicon of http://skyfac.com 엔하늘 2009/03/10 18:09

      ㅋㅋ;
      보고 나서 감상만 쓰면 좀 편할텐데
      줄거리까지 쓸려니까 힘들어요ㅠㅠ

      그래도 계속 한번 써볼라고요 ㅋㅋ

  2. 남희석 2009/04/12 03:22

    저도 오늘 봤는데 대단하더군요.
    님 정리 하신것도 대단한것 같습니다.
    이거 근데 사진이랑 편집 어떻게 했나요??

  3. 김은희 2009/08/25 18:06

    글내용 유익했어요 이 글에 같은 생각을 하시는 선생님이 많이 계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4. 2010/05/20 10:46

    낙관성이 높은그룹이 비관적인 그룹처럼 보이던데 방송 중간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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